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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카페(혜윰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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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열린공간

BOOK-CAFE 혜윰木;

책과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린공간 혜윰木;은 좋은책, 따뜻한 사람들과 함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작은 쉼터입니다.

  • 혜윰북카페를 멀리서 바라본 이미지로 많은 책이 꽂혀있는 책장과 휴식공간이 있습니다.
  • 혜윰북카페 진열장에 책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혜윰북카페를 멀리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위치 : 전남여성가족재단 4층

이용시간

  • 월요일 ~ 금요일 : 오전 9시 ~ 오후 6시 (토,일,공휴일 휴관)
  • 북카페-혜윰木; 내 도서는 대여가 안되며 혜윰木; 내에서만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 여성소모임, 동아리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문의 : 061-260-7332)
혜윰木;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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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종소리
작성자 혜윰木 등록일 2010-03-05
첨부 688250.jpg

종소리 1번 이미지

그녀의 소설을 읽다보면, 주변이 조용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내면'이란 것을 그녀만큼 집요하게 또 따뜻하게 그려내는 이가 또 있을까. 잠시만 기억을 더듬어보자. 떠오르는 오랜 기억들. 누구에게나 아픈 기억 하나는 존재할 것이다. 신경숙의 눈길은 바로 그곳을 향한다. 아픔을 회피할 수는 없지만 치유는 가능할 것이다. 표제작인 「종소리」는 작가의 의지가 잘 표현된 작품이다. 남편의 이직(移職)과 아내의 유산(流産)이 공유되지 않는 부부는 불행하다. 남편의 이직과 그 이후의 행동을, 아내는 전 회사 사람들에게 들어야 하며, 세번째 유산을 한 아내는 그 사실을 남편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에게 따지지 않고 남편 역시 아내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우연히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된 아내는 "내 곁에 꼭 당신이 있어야만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당신 곁에 꼭 내가 있어야만 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적극적인 해결책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상대방을 포용함으로써 그리고 놓아줌으로써 그들은 치유된다.

세밀화를 연상시키는 특유의 느리고 반복되는 문체의 힘 역시 여전하며 "팽팽한 긴장과 느린 반전"이 돋보이는 소설집이다. 모두 6편의 작품이 실려있으며 2001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부석사」또한 포함되어 있다.

종소리 2번 이미지

저 : 신경숙

종소리 3번 이미지 
申京淑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 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 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 아래 소설을 펼쳐 놓고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들을 첫 장부터 끝장까지 모조리 베껴 쓰는 것이 그 수업 방식이었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문예중앙』에 중편소설 「겨울우화」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스물두 살에 등단하였을 때는 그리 주목받는 작가는 아니었다. 1988년 『문예중앙』신인상에 당선된 뒤 창작집 『겨울우화』를 내었고, 방송국 음악프로그램 구성작가로 일하기도 하다가 1993년 장편소설 『풍금이 있던 자리』를 출간해 주목을 받았다. 『강물이 될 때까지』,『풍금이 있던 자리』,『오래 전 집을 떠날 때』,『딸기밭』, 장편소설 『깊은 슬픔』,『외딴방』,『기차는 7시에 떠나네』
... 종소리 4번 이미지

소설의 완성은 독자의 몫입니다. 소설의 마침표는 작가가 찍는 것이 아니라, 소설이 독자의 마음에 어떤 무늬를 그리면서 찍혀진다고 생각합니다.

종소리 6번 이미지

종소리

우물을 들여다보다

물 속의 사원

달의 물

혼자 간 사람

부석사-국도에서

해설 : 모성의 지위와 탈낭만화(류보선-문학평론가)

종소리 7번 이미지

내가 제차 물었으나 당신은 침묵을 지켰다. 세계 여러 지역의 독특한 풍물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프로였다. 망자의 육신을 새에게 바치는 티베트의 천장(天葬) 풍습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티베트 동부 캄 지역에서 촬영했다는 천장 풍습은 그곳에 사는 사람은 물론이고 망자의 유족들조차 가려서 참여하는 금단의 현장이라 비밀리에 촬영했다는 설명이 흘러나왔다. 이제 이 지상에서 영혼이 떠났다는 신호로 조의를 표하는 붉은 가사의 라마승들은 엄숙했다. 높은 산정, 황량한 고원 풍경 속으로 퍼져나가는 나직한 독경 소리. 장례를 주관하는 거구의 천장사는 칼을 들고 망자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무심에 가까운 표정으로 망자의 사지를 잘라내고 잘게 살점을 저며내고 있었다. 옆에 대기하고 있던 동료가 새들이 먹기 좋게 소스 같은 것을 바른 뒤 한 움큼씩 독수리들에게 던져주었다. 기다렸다는 듯 푸드득 날아드는 독수리들. 바닥을 가로질러 흐르는 흥건한 핏물. 천장사가 망자의 팔을 자르고 다리를 잘라낼 때면 둔탁한 소리가 났다. 나는 그만 화면에서 시선을 돌려 버렸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어?"
"유족들을 봐...... 미소를 띠고 있잖아."
독수
... --- pp. 45∼46

종소리 8번 이미지

 

「종소리」
내 곁에 꼭 당신이 있어야만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당신 곁에 꼭 내가 있어야만 되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 다른 사람들처럼 당신도 아이들 데리고 목욕탕에도 다니고 일요일이면 피크닉도 다녀라, 그렇게 말해주고 떠났으면 싶었다. 당신이 다른 사람과 새 가정을 이루어 그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면 한 번만 보여주라, 말하고서.

「종소리」는, 갑자기 직장을 바꾸고 나서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크론키드카나다'라는, 음식을 아예 입에 대지 못하는, 그러나 음식을 먹어야만 나을 수 있는 희귀한 병에 걸린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 '나'의 이야기가 2인칭으로 서술되고 있는 소설이다. 어느 날 화장실에 둥지를 튼 새와 '당신(남편)'의 모습을 보며 사정이 안 좋은 회사를 그만두고 스카우트되어 직장을 옮긴 죄책감으로 끙끙 앓고 있었을 그간의 남편의 모습이 교차되어 서술되고 있다. 아내인 내가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당당하고 밝은 '당신'의 겉모습 뒤에 숨겨진 그 예민하고 섬세한 남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우물을 들여다보다」
마음 아프고 원통해도 멀리멀리 가라, 했습니다. 가서는
...

책표지 1번 이미지 (68825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