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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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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남 CBS,라디오] 5도2촌, 러스틱 라이프
작성자 전남여성가족재단 크리머스 등록일 2021-12-20
2021- 12 - 15(수) 전남CBS, <시사의 창, 임종훈입니다> '오늘의 세상읽기'
전남여성가족재단 안경주 원장 컬럼
FM 102.1MHz(순천 89.5MHz), 모바일-CBS레인보우 애플리케이션 이용(전남CBS 설정)



[5도2촌, 러스틱 라이프(5都2村, rustic life)]


❏ 2021년도 딱 보름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 새로운 해 임인년 2022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검은 호랑이의 해입니다. 2008년 이래 매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의 김난도 교수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트렌드 코리아]를 발표해왔습니다. 내년도 띠인 호랑이를 넣어 주요 키워드 10가지의 첫글자를 적절하게 조합하여 이름을 만듭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이름이 TIGER OR CAT, 즉 호랑이가 되던지, 고양이가 되던지. 입니다. 나노사회, 머니러시, 득템력, 바른생활 루틴이, 내러티브자본 등 여러 가지의 트렌드가 소개되었는데요, 

❏ 저는 특별히 러스틱 라이프에 주목합니다. 러스틱이라는 말이 ‘촌, 시골풍의’라는 의미가 있어서, 시골의 삶이나 촌 생활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트렌드코리아 2022]에서는 러스틱 라이프를 날것의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며 도시 생활에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시골向 라이프 스타일을 지칭한다고 설명합니다.  

❏ 우리는 비대면이 강제되는 전지구적인 코로나 시대 3년 차를 지내오고 있습니다. 오미크론의 확산이 다시금 강제적 거리두기를 소환하고 있구요. 팽창일로에 있던 세계여행과 글로벌 확장은 국내의 조용한 곳으로 눈을 돌리게 하고 집단적인 휴양시설은 기피하는 종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시간 집안에 갇히기엔 집이 너무 좁아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찾지 않는 한적한 곳으로 더 깊은 자연으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아파트에 익숙한 한국의 도시민들에겐 이 비대면의 시대가 알 수 없는 우울과 답답함을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의, 식, 주와 관련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고 그러한 시도들은 패턴이 되어 문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당면한 팬데믹의 시대는 문화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 모 방송국의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 우리나라 50~60대가 가장 즐겨하는 프로그램이었다면, 이제는 직접 농가나 폐가를 개조하여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집 생활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예전의 전원주택이 중상층 이상의 사람들이 꿈꿀 수 있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오두막, 농막, 폐가의 개조와 같은 소박하면서도 자연과 어울리는 시공간으로 떠나는 주말의 삶이 회자합니다. 그래서 5일은 도시에서 주말은 한적한 시골에서라는 5都 2村의 삶이 많은 사람의 로망이자 실현 가능한 버킷리스트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블루와 도시 생활의 건조함은 시골과 자연의 품으로의 도피를, 자연 속에서의 호젓한 휴식을 선택하게 하는 것입니다.

❏ 더 적극적인 선택을 하는 예도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귀농, 귀촌 인구는 50만 명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하였고,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KREI)에 따르면, 도시민의 41.4%가 귀농·귀촌 의향을 보였다고 하죠. 실제로 30대 이하 귀농가구가 1,362가구로 역대최대치를 기록했고요. 귀농인이 많은 의성, 상주, 고흥, 화순, 임실의 사례들은 동일지역 내 또는 연고지 등 익숙한 곳, 영농기반 마련이 쉬운 곳으로 귀농하고 있다고 합니다. 익숙하게 하는 것으로서, 전남지역의 여러 군에서 하는 ‘한 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이나, 전남교육청이 진행하고 있는 농촌유학프로그램은 귀촌 또는 귀농을 생각하는 신중한 사람들에게 사전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좋은 정책이 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간다면 인터텟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는 IT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시골, 농촌의 자연 휴양지에서 업무를 보는 워케이션(work+vacation)도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 이제 사람들은 도시와 농촌을 넘나들며 빌딩숲과 자연을 오가는 삶의 균형을 찾기 시작했으며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수도권의 인구는 농촌 거주지를 갖기 위한 모색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남의 16개 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저출생, 고령화의 암울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도시민들의 제2의 고향으로 머무는 곳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최적의 곳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남도를 여행하고, 남도에 잠시 머물며 일상을 보내다가 점차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오랫동안 거주할 자리, 집을 갖게 되는 거죠. 팬데믹 시대, 지친 도시민들에게 남도는 자연의 치유력을 제공해주는 중요한 거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