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 메뉴 바로가기 사이트이용안내 바로가기


인터뷰‧기고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인쇄 QR코드 보기
인터뷰‧기고 게시판으로 제목,작성자,등록일,글내용 안내표입니다.
제목 [전남CBS, 라디오]전남 청소년들의 성평등에 관한 사색
작성자 전남여성가족재단 크리머스 등록일 2021-12-10
2021- 12 - 01(수) 전남CBS, <시사의 창, 임종훈입니다> '오늘의 세상읽기'
전남여성가족재단 안경주 원장 컬럼
FM 102.1MHz(순천 89.5MHz), 모바일-CBS레인보우 애플리케이션 이용(전남CBS 설정)



[전남 청소년들의 성평등에 관한 사색]


❏ “왜 아이가 없어? 빨리 아이를 낳고 밥값을 해야지” 2021년도 전라남도 청소년 성평등콘텐츠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우리는 성별만 다른 소중한 사람입니다]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전남의 한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학생은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 사회가 가진 ‘고정관념’들에 대해 질문하며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결혼하고 4년 동안 아이가 없었던 엄마에게 쏟아졌던 주변의 이야기이다. 임신을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아이를 낳은 엄마에게 다시, “왜 아들이 없어? 빨리 아들을 낳고 밥값을 해야지”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외국에서 자라 결혼을 하면서 한국에 정착한 엄마의 추석, 설날 명절은 가장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아직도 이런 집이 있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현재진행형 이야기이다. 고정된 성별 역할과 가부장제적 문화가 많이 남아있어 생활의 원칙이 되어버린 가정에서 나고 자란, 한 학생의 시선에는 이해할 수 없는 질문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그 안에 그 고정관념으로 인한 성별에 따른 역할을 하느라 모두가 짠한 부모와 할머니의 삶이 그려진다. 

❏ 청소년들의 많은 작품이 마음을 울렸지만, 우리 사회의 대다수인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성차별 사회에서 겪어와야 했던 고통, 특히 가장 가까운 우리 가족들의 어려움을 드러낸 작품들이 많았다. 가족의 그림자가 된 엄마, 생계부양자의 짐을 지고 고독할 수밖에 없었던 아빠의 모습, 부모 세대에게 성차별은 당연의 질서였고 물론의 세계였었다. 그리고 벗어나고 싶은 삶의 굴레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청소년들은 성평등 사회로 나아가야하는 논리와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문화가 다르고 피부색이 달라도 우리는 모두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것, 남성과 여성은 성별이 다를 뿐 같은 인간이라는 사상이 우리 마음의 근본에 자리할 때 양성평등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그림인 [평등의 계단]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차별없이 태어났다” 그리고 어린아이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어떻게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한 장의 그림에 담았다. 평등이의 소꿉놀이에는 요리하는 아이와 축구하는 여자아이가 그려져있고 성인이 되어서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참 놀라운 점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이제는 남성과 여성에게 붙어있던 많은 표지들, 성향과 성격, 하는 역할에 관념들을 고정관념이라 명명하고 이를 개인이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는 것들로 그리고 존중받을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 일상에 스며든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발견과 거부, 가족 모두 가사와 돌봄에 참여하고 책임을 분담하는 모습을 당연하게 여기는 가족생활의 변화, 기술발전으로 인해 심각성이 가중되는 젠더기반 폭력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 등이, 우리 전라남도 청소년들의 성평등에 대한 사색의 결과이다. 우리 세대에서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차별과 불평등의 문제가 결국 우리 청소년들의 일상을 위협했고, 청소년들은 이 문제 있음을 직시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청소년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온 세상을 딛고 개개인이 보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성별이 아닌 인간으로의 존엄이 보장되는 세상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 요즘 이대남 이대녀로 나눠 성별 대결을 부추기는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인들 때문에 젊은 청년세대에 대한 우려 아닌 우려가 높다만, 사실 우리 전남의 청소년들의 성평등 사회에 대한 고민과 깊이를 보면 그 젠더갈등이라는 것도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프레임이든지 아니면 사색과 성찰 없는 일부 커뮤니티에 의존하고 있는 정치인들의 얄팍함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적어도 우리 전라남도 청소년들의 깊이 있는 성찰을 마주하고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굳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