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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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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남 CBS, 라디오 칼럼] 성별영향평가와 성인지관점
작성자 전남여성가족재단 크리머스 등록일 2021-05-14

2021- 5- 12(수) 전남CBS, <시사의 창, 임종훈입니다> '오늘의 세상읽기'

전남여성가족재단 안경주 원장 칼럼

FM 102.1MHz(순천 89.5MHz), 모바일-CBS레인보우 애플리케이션 이용(전남CBS 설정)


[성별영향평가와 성인지 관점]

❏ 오늘 전남여성가족재단에서는 순천시, 광양시, 영암군, 그리고 강진군 등 4개 시군의 도민 모니터단이 2021년 활동을 시작하면서 성인지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합니다. 참여자들은 각 시군의 여성친화도시 참여단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번 교육은 성인지적 관점에서 지자체 및 공공기관에서 발간되는 홍보물들에 대한 점검을 하게 되는데요. 모 방송국 앵커가 안경을 쓰고 뉴스를 전달하는 것이 왜 화제가 되는지, 어려서부터 들어오던 숱한 이야기들, 어디 남자가 부엌엘 들어와? 어디서 남자가 별 시답지 않게 눈물을 보여? 어디 여자가 나대냐, 어디서 여자가 다리를 쫙 벌리고 있어? 다 큰 여자가 화장도 안하고 돌아다녀? 예의없게... 와 같은 차별적인 일상의 대화들은 성별의 특성과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들을 강화하여 성차별적 문화를 형성하는 것들이 되었습니다.


❏ 이러한 문화에 노출된 우리들의 관점을 점검하고 수정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도하지 않는 차별적 행위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지적 관점을 갖는다는 것은 나의 말과 행동에서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이 녹아있지 않은 지 끊임없이 점검할 수 있는 능력과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관점은 그냥 습득되는 것이 아닙니다. 바른 기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지요. 저는 전남여성가족재단의 구성원으로서 우리 도민 모두가 양성평등 교육을 받고 성평등의 바른 가치를 가지고 인간이 귀히 여김을 받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 정부와 각 지자체는 정책에 대한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성별영향평가는 정책이 남녀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평가하여 여성과 남성의 요구를 고르게 통합함으로써 의도하지 않는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말합니다. 법령과 조례, 정책사업 전반에 걸쳐 그리고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 여성의 사회경제적 참여, 여성대표성 등의 영역 등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 성별로 차별적 요소가 있지 않은지, 그리고 성별에 따른 사회경제 문화적 차이가 고려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우리가 자주 사용해 왔던 ‘미망인’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옛날 가부장제도 아래에서는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남편을 따라 목숨을 끊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고, 미망인은 그렇게 해서 생겨난 말로, 남편이 죽었음에도 아직 죽지 못한 여인네라는 뜻입니다. 본래는 과부를 낮춰 부르던 이 말이 오늘날에는 대단한 높임말처럼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여성의 정절과 희생만을 강조하는 이 단어를 곰곰이 살펴보면 은근하고 무시무시한 여성에 대한 사회적 강요가 들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보면 ‘참전 유공자 미망인 복지수당’ 이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이 단어는 성별영향평가를 통해 미망인이라는 단어가 아닌 배우자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 미망인, 출가외인, 여성은 직장의 꽃, 여자답지 못하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등과 같은 성차별적 언어와 속담들을 수정하고, 공공기관 및 미디어에 노출된 남성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이미지들, 예를 들어, 남성은 책임감이 강하고 막중한 짐을 떠안으며 업무에 바쁜 존재로, 여성은 외모, 쇼핑에 관심을 집중하는 허영심 많고 무책임하고 의존적인 존재로 표현이 되는 것과 같은 성별로 고정된 관념들이 편견임을 지적해왔습니다. 여성은 항상 잘 몰라서 질문하고, 남성은 질문에 답하는 역할로, 남성은 여성의 경험이나 판단을 무시하고 여성을 가르치는 존재로 표현된다거나, 육아휴직 중인 남성, 전업주부인 남성을 희화화하는 것, 부정적인 시각으로 사회적 지위를 갖지 못한 남성을 묘사하는 것 등도 특정 성에 대한 고정된 역할을 가지고 있는 편견일 수 있습니다. 특히 OO녀, OO남의 방식으로 성별을 구분하고 부정적으로 라벨링하는 표현 등도 모두 성차별적 비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여성은 예쁘고, 날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뚱뚱한 몸을 희화화한다거나 키가 작고 마르고 왜소한 남성을 희화화하는 것, 결국 외모지상주의적 태도와 관점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역시 차별하는 요소가 됩니다.


❏ 폭력에 대해 가진 왜곡된 시각도 만연해 있는데요, 연인 간의 폭행, 폭언 등 데이트 폭력을 사랑싸움, 또는 난폭한 사랑으로 간주한다든지, 부모와 자식 간의 거친 표현이나 폭행, 예를 들어 욕설하거나 머리를 때리는 것 등을 자연스러운 것, 이해해야 하고 인내해야 하는 것으로 표현한다거나, 선후배 사이의 거친 표현이나 폭행을 친근함의 표현으로 사용하는 것 등 모두 수정되어야 할 관점과 태도입니다. 인간이 성별에 따라, 인종에 따라, 계층에 따라, 연령에 따라, 얼마나 많은 편견과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가 점검하고 수정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고정관념과 편견 등을 스스로 점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인권을 존중하는 것에서 출발하며 성평등은 인권 존중의 핵심가치입니다.